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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21 09:39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선정한 『2016 여성 7대 뉴스』
 글쓴이 : kncw
조회 : 1,257  
1. ‘강남역 살인사건’, 위협받는 여성안전

2015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범죄자 중 남성범죄자는 81.2%로 여성의 4.3배에 이르며, 특히 강력범죄는 남성범죄자의 비율이 96.3%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력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여성이 85.6%를 차지했다.
5월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의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 여성이 무차별 살해되는 일명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던 남성으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체포 직후 범인이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은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법원은 범인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판단하였음에도 징역 30년형을 선고하는데 그쳐 논란이 됐다.
사건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피해자를 추모하는 글과 ‘여성 혐오’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어 여성 대상 범죄와 폭력에 대한 불안감과 심각성을 표출하는 성토장이 되기도 했다.
사건 이후 정부는 정신질환자를 국가적 차원에서 치료·관리하고 사회 복귀를 위해 지원하는 등 관리체계를 강화할 것과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고 우범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등 범죄 예방을 위한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히 안전을 위협받고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정책과 대책 마련이 더욱 더 시급하다.


2. 스토킹 범죄에 대한 특례법안, 조속히 통과되어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등 12인)이 지난 6월 3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다. 또한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등 18인)은 지난 10월 13일 「지속적 괴롭힘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다. 이것은 그동안 사소한 개인문제로 치부되던 ‘스토킹 범죄’를 국회에서 구체적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 법안을 마련하여 여성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스토킹 범죄를 개인적 애정문제 혹은 구애과정으로 용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신고를 해도 행위자는 ‘경범죄처벌법’만으로 규율되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형으로 처벌된다. 이를 제재하기 위해 1999년 이후 국회에 8건의 스토킹 방지 법안이 발의됐으나 그때마다 통과가 무산됐다. 스토킹 범죄는 여성의 안전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이것이 상해·납치·살인 등 강력 범죄로 커지는 사례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법적 처벌 근거가 미미한 우리나라에 비해 외국에서는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엄격히 통제·처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으로 1990년 스토킹 방지법을 제정했고, 현재 50개 주에서 스토킹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했다. 일본은 2000년 ‘스토커 행위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마련했고, 그밖에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등 국가마다 스토킹 행위 방지를 위한 다양한 법률을 마련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 중 여성이 85.6%를 차지했다. 성폭력을 비롯한 각종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삼아 이를 규제할 철저한 장치마련에 총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스토킹 범죄’에 대한 법률안이 반드시 통과되고, 이를 계기로 각종 여성범죄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처벌 규정이 재정비되기를 바란다.


3. 제20대 총선결과로 본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4월 13일에 치러졌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253개 지역구 중 26개 지역구에서 여성 당선자가 배출되었고, 비례대표로는 25명의 여성 의원이 선출되어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 규모가 5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의 17%이며 19대 국회(15.7%)에 비해 1.3% 증가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여전히 미미한 편이다. 2015년 국제의회연맹(IPU)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190개국 여성 국회의원의 평균 비율은 작년 1월 기준으로 20.2%였고, OECD 국가의 평균 비율은 27.8%였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하여 여성계가 ‘지역구 여성공천 30% 의무화’와 그 실효성 확보를 위한 법 개정을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그 요청은 수렴되지 않았다. 각 당의 공천 과정과 그 결과 또한 성평등한 국민의 대의기구를 구성하려는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기에 20대 총선은 여성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선거라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은 정책과 공약의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선거로 평가받는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 일자리, 일·가정 양립 확산 등 공약을 발표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규모나 이행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은 보여주기식 공약에 불과했다. 이제라도 20대 국회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개발과 관련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4. 페미니즘에 대해 높은 관심, 성평등 인식논의로 발전되어야

서점가(街)에 불고있는 페미니즘 열풍이 뜨겁다. 올해 9월초까지 여성학·젠더 분야 책은 약 100여 종이 출판됐고,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는 9월 말까지 여성 페미니즘 분야의 도서 판매량은 136.1%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불거진 여혐논란, 여성 대상의 사건 발생 등으로 인해 우리사회에 성평등에 대한 관심과 여성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여혐(여성혐오)’과 ‘남혐(남성혐오)’은 이전에는 주로 인터넷 용어였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표현을 접한 청년세대나 10대 청소년 등에 의해 일상에서도 공공연히 사용되는 용어가 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남성의 삶에 관한 기초연구 Ⅱ’) 15~34세 남녀 1,500명 중 여성비하 표현에 공감한다고 답한 남성응답자는 54.2%로, 여성 (24.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남성 응답자 중 남자 청소년의 66.7%가 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를 동등하게 구성하고 있는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혐오하는 일은 ‘다 같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이루는데 최고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여성학이나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대한민국이 진정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단기적 관심과 유행을 넘어, 성평등 인식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이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5. 전시 여성인권 침해와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

올해는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 채택 16주년이다. 「여성, 평화와 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는 분쟁지역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나아가 분쟁해결 및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2000년 유엔안보리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2014년에 세계에서 45번째로 「여성, 평화와 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의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했고, 그 폭력이 여성 인권을 잔혹하게 유린하는 범죄임을 국제사회에 고발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위안부 피해 해결은 국가행동계획의 중요한 의제다.
2016년 12월 현재 생존하는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는 39명으로, 피해 할머니들은 지속적인 수요집회 참여,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사실을 알리는 전시회, 위안부 특별법 제정을 청원하는 세미나 개최 등 국내외적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그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여성인권에 대한 전반적 의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전세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으나 일본 정부의 가해 사실 인정과 올바른 배상은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고 생존피해자에게 1억원, 사망피해자에게 총 2,000만원 규모의 현금을 각각 지급하고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아직도 요원하다. 더구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 편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냐는 한 일본 의원의 질문에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등 여전히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이자 정전협정 하에 있는 우리나라는 전쟁이나 분쟁으로 야기된 여성에 대한 성적폭력과 인권침해에 대한 예방과 복구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6. 전 세계 난민문제와 여성인권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과 갈등이 증가하고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난민의 숫자는 최고에 달해 있다. UN Women에 의하면 한 세기 전에는 전쟁 사상자의 90%가 군인이었지만 요즈음 전쟁 사상자는 90%가 민간인이고 그중에도 여성과 아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전쟁이나 분쟁상황에서 여성 및 아동은 절대적 약자의 위치에 처해지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게 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앰네스티의 보고에 따르면 난민 중 여성과 아동의 비율이 2015년 25%에서 올해 55%로 크게 증가하였고, 이들에 대한 범죄의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난민 캠프에는 여성 및 아동 난민을 위한 별도의 안전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실정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올해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인근 섬나라 나우루에서 운영하는 역외 난민수용소 내에서는 성폭력, 아동학대, 자해 등 인권을 침해하는 각종 범죄행위가 다른 난민 또는 수용소 직원에 의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범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6월 사이 이탈리아에 온 나이지리아 여성 3,600여 명 중 80% 이상이 성매매 시장에 팔려갔다. 그 중에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소녀와 여아도 포함됐다.
전쟁을 피해 안전한 삶을 살기 위해 떠나온 난민 여성들이 폭행을 비롯한 각종 폭력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들을 위한 국제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전체 난민 신청자는 5,711명이었고 그 중에 여성 난민은 897명이었으며, 난민 신청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도 난민 인정 사유에 ‘젠더박해’를 포함하여 여성할례, 조혼, 성폭력 등 젠더폭력으로 난민이 된 여성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구체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7. 인도의 염산 테러 피해여성, 뉴욕 패션쇼 무대에 서다

염산 테러를 당해 얼굴에 화상을 입고 한쪽 눈을 실명한 19살 인도 여성 레시마 퀴레시가 지난 9월 6일 세계 4대 패션쇼로 손꼽히는 뉴욕 패션쇼 무대에 섰다. '아름다움을 되돌리자(TakeBeautyBack)‘ 캠페인의 일환으로 무대에 선 그녀는 "사람들에게 염산 테러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전, 언니를 때리던 형부를 말리다 염산 공격을 당한 퀴레시는 1년 전부터 염산 테러 금지 캠페인을 벌이는 비정부기구 ‘상처 대신 사랑을 만들자’(Make Love Not Scars)에서 염산 테러 피해자들의 뉴스를 전하고 인도의 여성인권 실태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고 여성인권 의식이 낮은 인도에서는 청혼 및 데이트를 거절하거나 여아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염산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런던의 ‘국제 염산 공격 생존자 신탁(Acid Survivors Trust International)’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1,500여 건의 염산 공격 사건 중 3분의 2 이상이 인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인도 대법원은 대책 마련을 위해 2013년 7월 ‘산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여 염산 구매를 제한하는 등 특별법을 시행했으나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전 세계 여성의 인권이 많이 향상되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만, 지구촌 일부 나라와 지역에서는 ‘여성 할례’로 2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고통 받고 있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참정권이 제한되는 등 전 세계 여성 인권의 현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쏟아야 하고 여성 인권의 피해 실태를 널리 알려 그 심각성을 일깨우고 개선에의 공감과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의식의 변화와 더불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법적 제재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